낙태약물 "미프진", 스코트랜드 여성들의 새로운 선택

최근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등록된 국민청원이 청원인 20만명을 넘으면서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낙태죄 폐지' 청원 23만명 넘어서... 청와대 묘안 꺼낼까)


낙태가 '죄'가 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이나 엄격한 규제가 여성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물음에 치열한 논의는 뒤로 하더라도 지금의 '낙태죄'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현실에 맞지 않는 '낙태죄'를 어떻게 바꿔가야 하는지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사진출처 Guardian>


마침 영국도 1967년 낙태를 합법화 한 'Abortion Act' 제정 50주년을 맞아 낙태법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중입니다.


낙태를 죄로 규정하면서 불법 낙태시술이 만연하였고 해마다 50-60명의 영국 여성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게다가 입덧약으로 사용되던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가 태아에게 심각한 선천적 기형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1962년 밝혀졌는데 그 당시 낙태는 불법이었지요. 이를 계기로 영국에서는 낙태를 현실화하는 법이 제정되었고 올해가 50년을 맞는 해여서 관련 뉴스가 유독 많습니다.


임신 중단 전에 의사 두명의 승인을 받아야하는 현재의 낙태법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여전히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고요. 눈에 띄는 기사로는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낙태 관련 새로운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임신중단 약물 '미프진'과 관련이 있어 소개합니다.


'스코틀랜드 여성, 집에서 낙태약 복용 허용(Women in Scotland will be allowed to take abortion pill at home)'


영국에서는 임신 12주 이전 유산은 대부분 수술 없이 약물로 유도하며 스코틀랜드의 약물 낙태 비율은 82.9%에 달합니다.


약물 낙태는 이번에 우리 나라에서 청원된 '미프진(Mifegyne)'이라는 낙태알약을 사용하는데 미프진은 자궁 내 착상된 수정란에 영양공급을 차단해 자궁과 수정란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하는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과 자궁을 수축시켜 분리된 수정란을 자궁 밖으로 배출하는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낙태알약미프진

영국 NHS 사이트에 안내되어 있는 약물유산(medical abortion)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페프리스톤(mifepristone) 복용 후 귀가


2. 24-48시간 후 병원 방문,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 복용


3. 4-6시간 이내 출혈 시작

지금까지는 두 가지 약물을 반드시 병원에서만 복용하도록 했는데, 이번 스코틀랜드의 새로운 법안은 두번째 약물인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을 집에 가지고 가 복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입니다.


Royal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aecologists (RCOG)의 대표인 Lesley Regan 교수는 스코틀랜드의 이번 조치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여성들에게 명확한 이익을 주는 '경탄할만한(admirable)' 조치라고 평가하였습니다. 병원에서만 약을 복용해야한다는 경직된 규정으로 집에 가는 도중에 대중교통에서 출혈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는데 훨씬 편하고 안전한 방법이라는 설명입니다.



약물 유산이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물론 철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기사들은 너무 위험성만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약물 뿐 아니라 수술도 부작용이 있으며 원치 않는 임신의 진행, 불법낙태시술의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임신중단에 접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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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방법이 꼭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약물 유산'이 가장 일반적인 초기 유산법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유산 후 과다출혈, 통증, 악취나는 분비물, 발열, 임신진행의 증후 등이 있다면 언제든 문의할 수 있는 24시간 헬프라인(helpline)을 운영하고 유산 후 마음이 힘들때 상담할 수 있는 카운셀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NHS의 정책은 참고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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